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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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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포커스] 뇌사 상태에 빠진 주택 시장, ‘깡통 주택’ 속출…소비 침체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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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SGMA (211.♡.124.152)
 조회 : 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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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하락에 따른 부동산과 주식 가치 상승보다 저성장에 따른 수요 부진이 더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기준금리를 발표한 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오히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일부 여유 있는 이들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로 예금 이자소득이 줄면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들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일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위축과 공급 폭탄으로 장기 침체
주택 거래량이 30% 정도 줄어드는 등 부동산 거래도 계속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6월 전국 주택 거래량이 5만69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2만1700건, 지방 3만52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4.1%, 32.1%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활기를 나타내던 지방 주택 시장에서도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 서울은 6602건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6.1% 감소했고 강남3구는 852건으로 35.5% 떨어졌다.
2006년 5월 참여정부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남3구)와 목동, 경기 분당·평촌신도시 및 용인시 등 모두 7개 지역을 ‘버블 세븐’ 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의 대출 규제, 보금자리 주택 등 저렴한 공공 주택 공급 등으로 버블 세븐 지역은 ‘급락 세븐 지역’으로 낙인찍힐까 더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민간 부동산 정보 업체에 따르면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 값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평균 14.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값은 2.3%, 수도권은 3.3% 떨어진 것을 감안할 때 5배 이상 더 떨어진 셈이다.
경매시장의 분위기도 최악이다. 민간 경매 정보 업체에 따르면 현재 서울·수도권 아파트 중 2회 이상 유찰된 경매 물건은 모두 677건이다. 과거 시세가 폭등했던 강남권과 목동·분당 등지나 공급이 몰려 미분양 물량이 많은 고양과 용인 수지 등지의 물건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매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세 자체가 분양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경우도 흔하다. 수도권 외곽 고양·파주 지역 중대 현장에서 느끼는 주택 가격 급락은 이보다 더 큰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잘 버티던 소형 아파트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도권 주택 시장 침체는 세종시·지방혁신도시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수도권에 수요 공백이 일어난 데다 인구구조 변화, 공급과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기적인 쇼크로 집값이 급락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보다 장기적인 주택 시장 폭락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 더 큰 위기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보고서를 보면 하반기 주택 가격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이 암울하기 그지없다. 올해 1~6월 말 서울 25개 구 모두 아파트 값이 하락했다. 상반기 동안 25개 구 아파트 값이 모두 떨어진 것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집계한 서울의 아파트, 다세대·연립의 실거래 건수는 4월 6159건, 5월 5789건, 6월 4989건으로, 지난달 5000건이 무너졌다. 지난해 4월 8625건, 5월 7015건, 6월 6714건과 비교해도 뚜렷한 감소세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 고심해야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집값 급락이 원인이다. 신용이 낮은 ‘비우량 고객’에게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파생 금융 상품이 해당 금융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쳐 금융시장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일각에선 한국판 서브프라임 위기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최근 주택 가격 급락으로 집값보다 빚이 많아지는 ‘네거티브 에퀴티(negative equity)’ 상황이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집을 팔아도 은행과 세입자에게 빚진 것을 다 갚을 수 없는 깡통 주택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집주인뿐만 아니라 전세 세입자들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집주인이 금융회사에서 빌린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깡통 주택이 발생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급락하는데 반해 전셋값은 매년 오름세를 보이는 게 주요 원인이다.
전셋값이 40개월째 올라 최장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아파트 전셋값은 40% 가까이 치솟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5배나 됐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로 2009년 3월 오르기 시작해 지난 6월까지 매달 상승했다. 이 조사를 시작한 1986년 이후 최장기간 상승 흐름이다.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오름세 직전인 2009년 2월 83.3에서 지난 6월 106.8로 뛰었다. 이 기간 상승률은 28.1%나 된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4%였다. 2억 원짜리 전셋집이 3년 남짓한 사이에 2억6000만 원으로 오른 셈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마이너스 부의 효과를 초래해 전체 소비 시장 침체도 부채질하고 있다.
소비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면서 다중 채무자 중 자영업자들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따르면 개인 사업자 대출 잔액은 5월 말 현재 164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6조3000억 원(4%)이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3조6000억 원)을 한참 웃돌았다. 자영업자 대출은 2009년 이후 적게는 한 해 5조 원, 많게는 13조 원씩 늘고 있다. 부실 대출도 늘고 있다. 5월 말 연체율이 1.17%로 지난해 말에 비해 0.37%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 대출 연체율(0.97%)을 크게 웃돈다. 주택 경기 침체와 규제가 중첩되다 보니 금리 인하만으로 위축된 수요를 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분양가 상한제나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 완화 등의 정책 보조가 이른 시일 내에 뒤따른다면 극적인 변곡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다.
다행히 정부와 새누리당이 뒤늦게나마 주택 시장 위기감을 인식, 민영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위해 ‘주택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화를 요청했고 올해 정기 국회 때 입법화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신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정하는 주택에 대해선 상한제 규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중지에 대해서도 입법화 의지를 표명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와 취득세 감면은 각각 가계 부채와 지방자치단체 세수 감소 문제를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자는 수준에서 논의를 마무리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문제에선 새누리당이 ‘부자 감세’ 지적을 우려해 난색을 보이고 있지만 이 부분이 주택 시장 정상화의 핵심인 만큼 재논의돼야 마땅하다.
건설사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이 올해 11조 원 정도 만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상당 부분이 만기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른 시일 내 추가 규제 완화가 나오지 않는 한 하반기 건설사들의 추가 도산이 불가피하다. 수도권의 부동산 침체가 하우스 푸어 등 서민 경제를 위협하고 경기 침체로까지 이어지면 온 나라가 ‘부동산발’ 위기에 빠질 수 있어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판단된다.
한경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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