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원 모집 당시 3.3㎡당 1100만원의 분양가가 책정돼 주변 시세보다 싸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경기도 안양에 사는 황모(50)씨는 2011년 안양 호계지역주택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해 내 집을 마련했습니다. 옛 LS전선 부지 위에 41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지역주택조합사업입니다. 토지주인 LS전선과 사전에 사업추진에 대한 협약을 맺어 토지를 확보한데다 토지용도가 조합사업의 주택용도로만 활용할 수 있어 위험요소가 적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황씨의 바람대로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1년여 만에 조합설립인가가 끝나고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됐습니다. 2013년에는 일반분양을 성공리에 마무리했습니다.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시세를 알아보니 전용 84㎡형이 4억~4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더라구요. 집값이 5000만원 넘게 올라 만족합니다." 지역주택조합으로 싼 값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황씨의 얘기입니다.

# 몇 년 전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뛰어들었던 정모(46)씨. 그는 아파트를 짓는데 투자하면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는 부동산업자의 말만 듣고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투자금 명목으로 4000만원을 부동산업자에게 건넸는데요. 시세차익을 노리던 정씨의 꿈은 금방 깨지고 말았습니다. 당초 계획대로 아파트를 지으려면 해당 부지가 지구단위계획수립구역으로 지정돼야 하지만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지역주택조합방식에 의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정씨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건넨 돈을 모두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사업계획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섣불리 투자에 나선 것이 화근이죠. 오랜 기간 송사에 휘말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습니다.” 지역주택조합에 투자해 돈을 날린 정씨의 하소연입니다.

토지 확보 및 사업계획 꼼꼼히 체크해야

지역주택조합사업의 핵심은 토지 확보입니다. 토지주 80%이상이 동의하면 조합설립이 가능하지만 착공을 하려면 95%이상의 땅을 매입해야 합니다. 첫 번째 사례는 토지확보가 100% 완료된 상태에서 사업이 진행돼 사업기간이 순조로웠던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현재 조합원을 모집중인 경기도 의정부 녹양역세권 어반네스트 조합아파트의 경우 토지를 먼저 조성하고 나서 조성된 땅을 토지 소유자에게 제공하는 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 토지 매입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보통 토지를 확보한 뒤 사업에 나선 곳은 투자위험이 적어 황씨의 경우처럼 싸게 내집 마련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 토지 매입이 채 완료되지 않은 곳은 위험 부담이 따릅니다. 지주들이 비싼 가격에 땅을 팔려고 하기 때문에 보상비가 증가하거나 사업기간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지 매입 단계에서 보상비가 증가하면 전체 사업비가 증가해 사업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사업대상 토지의 80% 이상의 토지사용승낙서를 받고 실제로 토지 매입이 이뤄졌는지 반드시 점검해 봐야 합니다.

사업계획과 인허가 단계도 체크해봐야 할 사항 중 하나입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첫 행정 절차는 조합설립 인가 전 아파트 규모 등을 결정하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인데요. 두 번째 사례와 같이 지구단위계획 초안이 잡히기도 전에 조합원을 모집해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합 가입에 앞서 해당 구청에 지구단위계획 실시 인가 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각종 비용도 따져봐야 합니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을 모집하면서 홍보비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원의 조합비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업이 실패하면 돌려주지 않거나 사업이 성공해도 분양가에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추가분담금은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사업이 지연될 경우 금융비용과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조합이 제시했던 분양가보다 실제 분양가가 비싸져 추가로 비용을 더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금성백조주택 김광수 정비사업팀장은 “조합원 분양가뿐 아니라 추가로 조합원이 부담하여야 할 분담금 유무와 정산방식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자금관리도 조합이 자체적으로 하는지, 금융권이나 신탁회사가 맡아 관리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