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새해 초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 경매 시장에서 거래량과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낙찰률, 낙찰가율이 근래 들어 모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는  새해 들어 입찰에 부쳐진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평균 낙찰률(경매 물건 중 낙찰된 비율)이 48.4%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경매에 나온 아파트의 절반가량이 새 주인을 찾았다는 의미로, 낙찰률 기준으로 2008년 5월(54.7%)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가격도 올랐다. 이번 달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82.5%로 2011년 4월(83.1%)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주택 경매 시장에 최근 투자자가 몰리는 것은 작년 말 부동산 관련 주요 규제 완화로 주택 구매 심리가 다소 살아난 데다 전세난의 여파로 싼값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전세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경매에서 한두 번 유찰된 매물의 가격은 전세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임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다세대 주택을 구매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부동산 태인'은 올 들어 수도권 다세대주택의 입찰 경쟁률은 4.9대1로 2010년 3월(5.6대1)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빌라·연립 등 다세대주택은 아파트보다 자산가치가 낮고 환금성이 떨어져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최근 임대사업 투자자들이 다세대 주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6일 인천 서구에서 경매로 나온 다세대주택(전용 59.7㎡)에는 27명이 입찰에 참가해 감정가격의 87.6%(1억2100만원)에 팔렸다.

한 부동산관련 관계자는 "최근 2주간 입찰자가 20명 이상 몰린 주택 경매 물건 4개 중 하나가 다세대 주택"이라며 "지난 2~3년간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주택의 경매 시작가격(감정가격)이 낮아진 것도 투자자들이 경매 시장에 몰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