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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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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SGMA (112.♡.62.158)
 조회 : 7,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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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제는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대규모택지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한 인위적인 건설 경기 부양은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2조 5천억원이 투입된 경인운하의 실패, 20조원 이상이 투입된 4대강 살리기의 실패,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상황, 그리고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2011-2020년)」에서의 ‘압축도시(compact city)‘로의 방향 전환 등이 이를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부동산 정책의 효과를 증대시키는 사회적 여건이 다시 형성된다고 하여도, 이 기회에 기존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하여 자본이 재테크를 위한 부동산보다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유입되고, 젊은 시절을 주택마련보다는 보다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virtuous cycle)‘가 형성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하우스푸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계부채의 악화를 방지하며, 유효수요자가 주택구매에 나서도록 하는 묘안이 필요하다. 건설업체도 건물만 짓는 건설업체가 아닌 기술과 경쟁력을 갖춘 국제사회에서 통하는 건설업체로 거듭나야 한다. 본 칼럼에서는 지면의 제약이 있으므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논의하도록 한다.
1. 수도권 1기 신도시
한국의 도시화가 시작된 1920년의 한국의 도시화율은 3.2%에 불과하였으나, 1970년엔 50%선에 도달하여 도시인구(邑급도시 포함)가 농촌인구보다 많아졌다. 이러한 도시화과정속에서 부동산정책은 도시개발, 그것도 대규모택지개발을 통한 주택공급에 치중하여왔다. 아파트는 짓기만 하면 팔려나갔고, 변함없이 재산증식의 효자역할을 하였다.
서울의 강남도 1960년대만 하여도, 미개발된 서울 근교지역에 불과했다. 1960년대 중반까지 그 당시의 서울(현재의 강북)에서 강남으로 가기 위해 한강을 건너는 다리도 한강인도교와 광진교밖에 없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강남은 고유지명도 없이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뜻의 ‘영동’이라고 불리던, 서울이 아닌 서울의 근교지역으로 분류된, 전답이 주를 이루던 농촌지역이었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감정원(2011)에 의하면 1970-1980년대에 실질임금은 2배 올랐으나, 전국의 땅값은 15배 올랐고, 강남의 땅값은 200배나 올랐다. 한국부동산 신화의 출발임과 동시에 왜곡된 시대의 자화상이었다.
1986년 이후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되면서 생긴 유휴자금은 주택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렸고, 강남지역의 주택가격은 30-50% 급상승하였다. 건국이래 처음으로 무역이 흑자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더욱이 1987년 5월 서울의 올림픽 패밀리 아파트 분양을 끝으로 중‧대형의 아파트의 공급이 사실상 중단되고, 8학군을 겨냥해 강남지역으로의 전세입주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값은 폭등하였다. 이런 현상은 강북과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며, 여기에 전세‧월세 파동까지 겹쳐 세입자나 무주택자는 정치적‧사회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1980년대 말 서울의 주택위기에 급박하게 대처한 공간적 산물이 1990년대 초반의 수도권 1기 신도시인 분당, 일산, 산본, 중동, 평촌이다. 이처럼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서울의 주택가격폭등에 대처하기 위한 주택공급방안으로 추진되었는데, 1994년의 경우, 신도시의 전입자 42만 8천 명 가운데 76.4%인 32만 7천 명이 서울로부터의 전입자로 집계되어 경험적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성공적인 정책이었다.
2. 수도권 2기 신도시
1990년대의 1기 신도시가 집값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00년대 들어 집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수도권 2기 신도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수도권 2기 신도시는 서울에서 30~50㎞ 떨어진 외곽에 주거지 중심으로 개발되었다. 수도권 2기 신도시는 모두 11곳으로 화성 동탄1, 성남 판교, 파주 운정, 오산 세교, 송파 위례, 인천 검단, 동탄2, 광교, 김포 한강, 양주, 평택 고덕국제화 등이다. 11곳의 총면적은 164km²이며 모두 70만 4000가구의 주택이 들어서도록 계획되었다. 그러나 이후 고덕국제화도시처럼 규모 축소가 일어나 현재는 약 60만 가구로 축소된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기 신도시는 출발부터 전체 면적에서 상업‧업무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3~7%에 불과하며, 접근성이 나쁘고, SOC도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자생력이 없는 도시로 출발함으로써, 태생적으로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거나 대량의 미분양사태를 가져올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수도권 1기 신도시를 건설한 후 10년이 더 지나면서, 인구감소, 1-2인 가구 증가, 출산율 감소, 가처분 소득 감소 등 사회적 추세가 이미 변하였는데도, 수도권 1기 신도시와 동일한 방법으로 접근한 것은 안이한 접근이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주택공급 위주의 신도시 개념의 효용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 보금자리주택
이명박 정부는 정권이 출범하면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겠다면서, 동시에 모순된 정책을 내놓았다. 서민층을 의식하여 201
8년까지 8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보금자리주택이다. 문제는 서울 강남 세곡, 서초 우면, 고양 원흥, 하남 미사 등 4개 지구의 입지에서 알 수 있듯이, 판교·위례신도시 등 몇몇 2기 신도시를 제외하면, 보금자리주택이 오히려 2기 신도시보다 입지에서 비교우위를 가진다. 더구나 규모도 80만 가구로 2기 신도시보다 크다. 수도권 2기 신도시도 미분양되는 상황에서 서울에 보다 가까운 거리에 실질적인 3기 신도시를 건설하는 모순적인 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이후 보금자리 주택은 끊임없이 표류하고 있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은 그린벨트를 파괴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이명박 정부까지 그린벨트의 4분의 1이상이 줄어들었다.
4. 한국의 인구 이동의 특성
한국에서 어떤 지역으로 인구가 유입되는 첫 번째 요인은 직업요인이다. 특히 새로 생기는 직업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통상 (서울을 제외하고) 경기도에서만 새로 생기는 직업의 50% 이상이 만들어진다. 두 번째 요인은 교육환경이다. 한국에서 자녀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서 이동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취학연령에 맞추어, 보다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재이주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또, 교육정도가 높은 개인일수록 이동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노동생산성이 높고 보다 나은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대소득(expected income)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학력자들의 이동이 수도권을 지향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학력자들은 결국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기대소득이 높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더구나 한국의 젊은 IT세대들은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이동성 뿐만 아니라 도시적 성향이 더 강하다. 이른바 ‘도시유목민’이다. 2005년과 비교하여 수도권 이외의 모든 권역에서 지역잔존률이 감소하는 반면 수도권의 지역잔존률은 증가한다.
바꾸어 말하면 이러한 현상은 대졸인력이 출신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에 인접한 지역인 충청권과 강원권의 수도권 유출률은 각각 36.6%, 42.0%로 높은 반면,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역은 대경권 26.5%, 호남권 32.1%, 동남권 26.1%로 낮게 나타난다. 이는 지방에서 미래의 주택수요자의 감소를 의미하며, 지방의 부동산 시장의 ‘국지적 호재’에의 의존을 심화시킨다.
5. 최근의 인구 이동의 특성
1) 변함없는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인구는 변함없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이러한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이 주택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2) 서울의 인구 감소와 경기도의 인구 증가
한편, 이러한 인구의 수도권으로의 집중속에서, 최근 5년간 서울의 인구는 줄어들고 수도권의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의 인구는 감소한 반면, 경기도의 인구가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수도권의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경제적 상황 등의 이유로 ①서울에서 서울외부로 유출되는 인구와 ②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유입되지만 서울까지 유입되지 못하는 인구가, 대체 거주지로써 경기도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통계청(2012.04)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년간 서울은 12만 400명, 부산은 2만 7300명, 대구는 1만 3300명, 전남은 4100명의 인구가 감소했다. 반면 동일한 기간에 경기도에는 1년간 7만 8000명, 인천에는 3만 1100명, 충청남도에는 2만 3500명이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의 직주불일치(jobs-housing mismatch)로 인한 낭비통근(wasteful commuting)을 가져온다. 통근‧통학하는 인구의 10% 이상이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18개의 시ㆍ군ㆍ구를 보여준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공간적 종속성(spatial dependency)을 보여준다. 동시에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일수록 고학력의 젊은 인구가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기도에서 서울로의 통근‧통행하는 주민은 주간에는 서울에서 생활하고, 야간에는 경기도에서 거주하는 형태를 나타낸다.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지표 중의 하나가 ‘주간인주지수’이다. ‘주간인구지수’는 ‘지역 상주인구 대비 낮시간 해당 지역에 머물고 있거나 상주하고 있는 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어떤 지역의 지역 상주인구가 100이라면 주민등록상 인구가 100명이고 낮시간에 실제로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인구도 100명이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통계청(2011)의 조사결과에서도 주간인구지수는 전국에서 서울이 108.6으로 가장 높았고, 종로는 215, 강남은 182, 서초는 140이며, 특히 서울 중구는 348.1로 주간인구가 상주인구의 3.5배에 달한다. 반면 경기도는 주간인구지수가 92.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표 4〉에서 수도권과 가까운 권역일수록 해당지역 대졸자의 유출이 많은 것과 동일한 논리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수도권에서 주택의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지역적 불일치를 가져온다. 서울에서는 베이비붐 세대, 하우스푸어 등 주택의 공급자에 비하여 주택의 실수요자가 적을 수 있다. 왜냐하면 주택의 유효수요자라도 경제적으로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없어 경기도에 거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는 적을 수 있다.
반면 경기도에서도 주택의 공급자에 비하여 주택의 실수요자는 적을 수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통근‧통행하는 서울에 주택을 구매하거나, 통근‧통행하기 편한 지역에 구매하거나, 적어도 현재의 거주지에서 경제적으로 커다란 부담을 지면서까지 주택을 구매하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6. 기타 사회 환경의 변화
통계청(2012)에 의하면, 2011년 1인 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의 25.3%를 차지하여 1위로 올라섰고, 2035년에는 40.5%로 3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산업화‧도시화의 과정에서 주류 가족형태로 등장한 핵가족(4인 가족)의 쇠퇴를 의미한다. 이처럼 최근 들어 1-2인 가구의 증가로 중‧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이는 한국의 주된 주거형태인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감소함을 의미한다.
또 이러한 세대는 부동산을 전처럼 신뢰하지 않고, 따라서 구매의욕도 낮게 나타난다. 한국갤럽과 부동산 114가 201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30대 연령층의 주택구입의사’가 2010년 40.6%에서 2012년 13%로 떨어졌다. 불과 2년만에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것은 개인의 자금부족, 주택의 투자가치 상실, 구매 심리 저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한 복합적 결과로 보인다.
한편,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2011~2020년)에서는 도시발전 전략을 신도시 개발에서 도시 재생을 통한 ‘압축도시’(compact city)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압축도시는 신도시로 도시의 외형을 넓히면서 주택을 공급하던 팽창ㆍ확장 위주의 주택 정책이 구도심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방향 전환’이며, 사실상의 ‘신도시 포기 선언’이다. 또, 국토해양부는 330만 m² 이상 규모로 지정해 계획적인 도시개발을 추진하는 신도시 사업을 수도권에서는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신도시 추가 지정은 없다”며 “잠정적으로 2017년까지 국책사업으로 신도시 신규 개발을 추진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330만 m² 이상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부동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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