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MA > 정보공유방 > “43살 아파트가 40억” 경매 주춤 속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값은 ‘불패’[

지난해 10~1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경매 보니
부동산 시장 위축 속에서도 재건축단지 가격수성
바로 전세 가능·실거주 의무없는 메리트 ‘톡톡’

한보미도맨션 단지. [지지옥션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전국 경매 물건의 적체가 심화되며 관련 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재건축 호재가 있는 단지들의 경우 여전히 높은 매각가율을 보이며 굳건한 존재감을 지켜내고 있다.

12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석 달간 서울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잠실·삼성·대치·청담에서는 17건의 아파트가 낙찰됐다. 이들 대다수의 매각가율(낙찰가율)은 100%를 넘어 지난해 전국 평균(67.9%)보다 앞도적으로 높았다. 또 17건 중 10건(59%)은 단 한번의 유찰도 없이 낙찰됐다. 나머지 7건은 1회 유찰이었다.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은 지난해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올해 6월 22일로 1년 연장된 곳이다. 앞서 압구정·여의도동 아파트지구, 목동 택지개발지구,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등 또한 지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올해 4월 26일까지 연장된 바 있다.

특히 매각가율이 높았던 아파트는 준공 43년차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37㎡)이다. 이 물건은 지난해 10월 감정가(34억1000만원) 대비 16%(5억4521만원) 높은 약40억원에 가까운 가격에 낙찰됐다. 13명이 응찰에 참여한 이 물건은 대치역을 사이로 은마아파트와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강남권 신속통합기획 1호 단지다.

같은 면적의 해당 아파트는 현재 36억원 수준에 물량이 나와 있다. 경매 구입가가 이보다 더 높은 이유는 경매를 통한 매입이 가지는 장점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지만 경매 낙찰 시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실거주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수억원을 더 주고서라도 경매로 사려는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르넨 청담. [브르넨 청담 제공]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거래가 가능하고 허가를 받은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경매를 통해 구입할 경우 실거주 의무가 면제되고 바로 전세를 줄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양천구의 목동1차 우성아파트는 107.7%의 매각가율에 낙찰됐다. 1992년 준공돼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 중인 곳이다. 84㎡의 이 물건은 평당 4976만원의 가격인 12억7000만원에 매각됐는데 17명이 응찰에 참여, 1회 유찰이 발생했다. 현재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13억 후반에서 14억 초반 가격에 물량이 대기 중이다.

재건축단지는 아니지만 청담동이라는 입지 때문에 높은 가격을 보인 물건도 있다. 지난달 전국 낙찰 위에서 5위를 한 청담동의 고급빌라 브르넨이다. 해당 물건은 복층 펜트하우스로 감정가(80억9000만원) 대비 높은 가격인 83억원(낙찰가율 102.6%)에 매각됐다. 이 연구원은 “해당 물건은 워낙 고가이고 매물 수가 적기 때문에 희소성 때문에 이 같은 낙찰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 서울의 12월 낙찰가율 91.8% 대비 낮은 물건도 있었다. 목동 부영그린타운3차(지난해 11월 매각, 21억원, 238㎡), 삼성동 삼성리치빌(지난해 10월 매각, 12억5000만원, 85㎡)은 각각 88%, 84%의 매각가율을 보였는데 재건축 진행이 뚜렷하지 않고 비교적 선호하는 아파트 단지가 아니다 보니 성적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