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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 세입자들이 전셋집을 포기하고 월세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다 전셋값마저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게다가 내년에도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이 감소할 예정이어서 전세 시장 불안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월 말 기준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 때문이다. 아파트 전세 선호 현상은 빌라의 전세 사기와 부실 공사 우려로 뚜렷해지고 있다. 기존 임차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거주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시장에 등장하는 전세 매물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전셋값 상승과 매물 축소는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1만 7045건으로, 대책 발표 직전인 6월 27일(12만 139개) 대비 2.6%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자, 매수 대신 전세로 돌아선 수요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국평으로 불리는 서울 전용 84㎡ 아파트 전세 보증금이 급등했다. 집토스에 따르면 해당 면적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보증금은 2023년 상반기 평균 5억 3760만 원에서 2025년 상반기 평균 6억 196만 원으로 6435만 원 증가했다.전셋값 상승과 보증금 부담 속에서 월세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동향지수는 103.2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 5월 이후 1년 넘게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수요가 공급 대비 더 많다는 의미다. 전세 보증금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에 유입된 결과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매매로 계획이 막힌 무주택 서민들은 급등한 전세 보증금과 월세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입주를 마감하는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에선 반전세·월세 거래가 활발하다. 지난달 전세 계약된 84㎡는 약 15억 원 수준이었고, 반전세는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100만 원대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서울 전세 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 7681가구다. 내년엔 9640가구로 급감한다. 2027년에도 9573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대출을 통한 수요 억제 조치는 오히려 전월세 시장에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선 실질적인 공급대책이 시급하다"고 강했다.
<용어설명>
■ 계약갱신청구권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세입자)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기존 임대차 계약이 끝나도 한 차례 계약을 자동으로 갱신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다. 1회에 한해 2년간 계약갱신 청구가 가능하며 총4년(2+2)까지 동일한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