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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투자자는 프리미엄(웃돈)을 주더라도 사업 속도가 빠른 구역 물건 매수를 선호하는 사람과 사업 초기 단계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사들이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로 나뉜다. 초기 투입 자본이 부담될 땐 조합 설립 이전 단계 사업지의 매물을 둘러보는 게 도움이 된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목록은 이런 성향의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용산, 동작, 성북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아직 저평가된 재개발 투자 대상을 발견할 수 있다.
신창동 29의 1 일대는 입지 여건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인접해 배후 주거단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심여중·고교 너머로 원효로4가 71 일대 모아타운(관리계획 수립)도 추진되고 있다. 주민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좁은 골목길 위주로 조성돼 있어 차량으로 이동하긴 쉽지 않다. 후보지 내 한 빌라(연립·다세대) 전용면적 16㎡(대지지분 11㎡)는 지난달 21일 5억원에 거래됐다. 인근에 있는 다른 연립 전용 29㎡(대지지분 22㎡)는 지난 4월 7일 6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동작구 상도동 201 일대(상도23구역)도 주변 개발 호재가 많은 후보지다. 북쪽으로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인 ‘동작센트럴자이’가 2028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2023년 11월 착공 허가를 받고, 작년 2월 첫 삽을 떴다. 서쪽에선 모아타운(상도동 242 일대)과 1차 신속통합기획(상도14구역, 정비구역 지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상도초교를 중심으로 주거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기존 사업이 엎어진 뒤 신속통합기획으로 재추진에 나선 곳도 있다. 흑석동 204의 104 일대(흑석10구역)는 흑석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에서 해제됐다. 자연경관지구 등을 고려한 건축밀도에 대한 사전타당성 용역을 진행한 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중앙대 서울캠퍼스 및 중앙대병원과 가까운 게 장점이다. 고구동산공원, 본동초, 동양중 등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추고 있다. 구역 내 빌라 전용 35㎡(대지지분 23㎡)는 이달 5일 5억원에 거래됐다.
성북구 삼선동1가 277 일대(삼선3구역)도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된 후보지다. 전문가 사이에서 가격 접근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빌라 전용 30㎡(대지권 24㎡)는 후보지 지정 직전(지난달 28일) 3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전용 40㎡대 매물 가격이 4억원대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삼선3구역 인근 ‘창경궁 롯데캐슬’ 전용 84㎡는 분양가가 최고 13억9000만원에 달했는데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며 “재개발 사업 초기 단계임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고도 제한을 적용받고 있어 정책 지원을 통한 사업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2021년 말 발표된 신속통합기획 1차 선정지도 이제야 조합이 설립되거나 구역 지정을 마쳤다”며 “재개발 초기 단계 투자는 10년 이상 장기 투자 관점에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