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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향후 2년간(2024년 1월~2025년 12월) 준공하는 전용면적 60㎥ 이하(수도권 6억원 이하, 지방 3억원 이하)의 신축 다가구주택(빌라),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양도세·종부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한마디로 아파트를 뺀 소형주택 구입을 유도해, 전세 사기 등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비(非)아파트 시장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15일 세무 업계 등에선 1주택자의 경우 소형주택 추가 구입 시, 1가구 1주택 양도세·종부세 비과세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만큼 득실을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즉 1주택자에게 별 다른 유인책이 되지 못할 경우 정책 효과를 크게 보긴 어려울 거란 평가다.
실제 본지가 신한은행에 의뢰해 종부세 부담을 살펴본 결과, 서울 마포구에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1채를 보유한 1주택자가 송파구 소형 빌라를 추가 구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지난해에는 내지 않았던 종부세를 올해는 99만원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 양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양도가액 12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특례가 사라지면 고가 주택을 팔 경우 ‘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예컨대 양도가액이 15억원일 경우 현재는 12억원을 공제한 3억원에 대해 양도세를 매기지만, 비과세 특례가 사라지면 15억원에 대해 양도세를 매긴다.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양도세만 수 억 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우 부지점장은 “양도세·종부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소형주택을 추가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많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세무법인 다솔의 안수남 대표 세무사도 “양도세·종부세 비과세 혜택을 못 보는데, 약간의 임대 소득을 위해 1주택자에게 소형주택 구입을 무리하게 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소형주택 추가 구입에 따른 종부세 절세 효과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2주택자가 가장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됐다.
강남구에 ‘래미안대치팰리스’와 ‘은마아파트’를 보유한 2주택자가 송파구 신축 빌라를 추가 구입할 경우, 종부세는 현행 제도에선 약 2690만원을 내야하지만 주택 수 제외 땐 1980만원으로 약 710만원 줄어든다. 현행 제도에선 ‘3주택자가 되면서, 과세표준 12억 초과 시’ 종부세율(2.0~5.0%) 중과 부담이 가장 커진다. 그런데 주택 수 제외로 2주택자가 되면 일반세율(0.5~2.7%)을 적용 받아 종부세 부담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취득세도 3주택 이상 다주택자보다 1·2주택자의 세제 감면 혜택이 크다.
취득세는 조정대상지역 기준으로 1주택은 취득세율 1~3%를 적용하고, 8%(2주택), 12%(3주택) 식으로 중과하고 있다. 1주택자가 송파구 소형 빌라를 추가 구입하면 현행 제도에선 8%를 적용해 취득세를 내야 하지만 앞으론 1~3%만 적용한다. 2주택자도 소형주택 1채를 더 사도 세율이 12%가 아닌 8%로 유지된다. 다만 3주택 이상부터는 세율이 그대로여서 추가 구입으로 인한 절세 효과가 없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다주택자보다는 1·2주택자가 소형주택 매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1주택자는 양도세 등 비과세 특례 혜택이 사라지니 실질적으로 시장에 파장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은 역으로 1·2주택자에게 세제 혜택이 집중된다며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다주택자까지 세제 혜택을 확대하면 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면서 “우선 여유 있는 1·2주택자를 통해 침체한 소형주택 시장에 온기가 퍼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 구입 땐 1가구 1주택 특례가 적용된다. 지방의 시장 반응을 본 뒤 수도권 소형주택 구입 때도 특례를 유지할지 여부를 추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방 악성 미분양 구입 때 1가구 1주택 특례 적용은 법 개정 사항으로, 개정안 국회 통과 상황을 보면서 주택 구입 전략을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