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소득 490만원 넘지 않아야 대상…대출 받아도 힘들어 ]

최근 치솟는 아파트값 때문에 신혼부부들은 특별분양을 받아도 대출 상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사진=뉴스1

#2년 전에 결혼한 이씨(여·36)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파트 청약을 생각하고 있다. 결혼한 지 3년이 안 됐고 아이도 있어 1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일반 공급에 비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기대감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최근 집값이 오르면서 소형 아파트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다. 당첨되더라도 지금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한숨이 난다.

특별 분양 대상에 신혼부부들이 포함되지만 최근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막상 분양을 받은 신혼부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일반 분양을 할 때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일정 가구 수를 특별 분양한다. 대상은 △다자녀가구 △장기복무 제대군인, 장애인 등 기관추천 가구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 가구다. 일종의 혜택을 주는 셈이다.

최근 분양한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마포 한강 아이파크의 경우 총 일반분양 202가구 중 62가구(31%)는 특별 공급 신청을 받았다.

신혼부부들은 결혼한 지 5년이 넘지 않고 그 기간 내에 임신(입양 포함)을 하거나 자녀가 있으면 특별공급 대상이 된다. 결혼한 지 3년 미만이면 1순위, 3년에서 5년 사이면 2순위다. 무엇보다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아야 신청할 수 있다.

기준은 통계청이 고시하는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 이하 가구다. 구체적으로 가족 수가 3인 이하인 경우 혼자 벌면 월평균 481만6665원, 맞벌이는 577만9998원 이하여야 한다. 가족 수가 4인이면 외벌이는 539만3154만원, 맞벌이는 647만1784만원 이하일 때만 특별공급 신청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서울 도심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당첨이 되도 실제 구입 여부를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강북지역도 소형(59㎡) 아파트도 5억 초중반에서 6억원 수준. 가령 분양가 6억원 중 60%만 대출을 받아도 총 대출액은 3억6000만원이 된다. 대출금과 이자를 같이 갚는 원리금균등 방식을 선택하면 월 345만원(연 3.0%)을 10년 동안 갚아야 한다. 특별분양 자격에 부합하는 최고 소득 약 482만원(외벌이, 3인 가구 이하)을 벌어도 매월 총 소득액의 72%를 아파트 대출금으로 갚아야 한다. 대출 기간을 15년으로 늘려도 월 소득액의 52%(약 249만원)를 차지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소득 수준에는 제한을 뒀지만 보유 자산에 제한은 없다. 즉 강남에서 10억원 아파트 전세로 사는 신혼부부들도 월 소득만 일정 수준을 넘지 않는다면 특별 공급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