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에서 중대형(전용면적 85㎡초과)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대형 미분양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청약경쟁률도 오름세를 타는 등 '찬밥'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 업계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중대형으로 갈아탈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한다.

■'악성' 중대형 미분양 급감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총 6만1091가구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85㎡ 초과 중대형은 총 2만4102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3만2313가구) 대비 25% 감소한 수준이다.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은 85㎡초과 물량이 가장 빠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준공후 미분양물량은 총 2만1751가구로, 전년 6월(2만7194가구) 대비 25% 감소했다. 이중 85㎡초과 물량은 1만8367가구에서 1만3915가구로 24.24% 감소한 반면 60~85㎡는 13.72%, 60㎡이하는 3.92% 각각 감소하는데 그쳤다.

중대형 아파트 거래도 크게 늘었다. 전국의 중대형(86~135㎡) 아파트는 지난해 1월 전국에서 2만8916가구 거래됐으나 연말인 12월 7만8708가구로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거래된 중대형 아파트 역시 지난해 1월 787가구에서 12월 1672가구로 껑충 뛰었다.

여전히 중소형 인기에는 못미치지만 분양시장에서도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인기는 입지가 뛰어난 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반포동에 공급된 아크로리버파크(112~178㎡)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5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됐으며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공급된 송파 위례 힐스테이트(101~149㎡)도 평균 15.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갈아타는 적기는?

건설·부동산업계는 지금을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탈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 그동안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중대형 분양가가 많이 떨어진데다 현재는 시장마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0년 3.3㎡당 1168만원에 달했던 85㎡초과 아파트는 2월 현재 1140만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같은 기간 885만원에서 982만원으로 올랐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중대형이 거래되는 비중도 늘고 가격 역시 많이 빠졌다. 사실상 수요자들이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시기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보다는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매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도 "중소형과 중대형 가격 차이가 많이 좁혀진데다 과거와 달리 중대형 분양가가 더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대형으로 갈아타기에 적당한 시기"라며 "주로 중소형만 거래되던 재건축 아파트도 최근에는 둔촌주공 등 중대형 거래도 되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